[2018.11.27] 노동자의 권리는 협상의 대상이 아닙니다

회사에서, 당신 중 누군가는 ‘사용자’라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없다고 합니다

넥슨 노동조합은 게임업계에 노동자 권리의 시작점을 연다는 기치 아래, 2달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넥슨코리아와 네오플에 대해 단독교섭권을 얻고 교섭 중입니다.

교섭이란 서로의 목표를 말하고 입장을 이해하며 조율 끝에 합의에 이르는 과정입니다. 노동조합이 없었던 게임업계에서 최초의 케이스가 된 회사가 가질 부담감과 거리감은 막대할 것이기에, 회사의 제안이 우리의 생각과 먼 곳에 있어도 그것은 아마 서있는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생존과 정체성을 위협하는 일이라면 결코 그럴 수 없습니다.

쟁점사항은 조합원 가입범위입니다. 노동조합법에는 항상 사용자측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에 대해 가입을 불허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회사가 조합을 내부에서 파괴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에 대한 넥슨코리아의 법적 해석은 다음과 같습니다. 팀장 이상의 모든 리더, 그리고 IT 서비스실, 사내 IT팀, 인프라시스템팀, 보안본부, 재무관리본부, 지원본부, 대외정책실, 홍보실, 법무실, 소싱팀, 투자팀, 경영기획실, 감사팀의 직원들, 그리고 수습과 계약직까지도 가입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회사가 정한 기준에 따르면, 가입 가능한 사람은 리더가 아닌 순수 개발자 정도입니다. 그 외의 사람들은 권고사직 제안을 받아도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며 비조합원에 대해서만 복지가 차감되어도 항변할 수 없습니다. 조합은 가입 대상자만 챙기려 들 것이고 이기적으로 변질될 겁니다. 이처럼 조합원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차별인 동시에 노동자를 갈라놓는 행위입니다.

회사는 법을 따르고 있으며 달리 해석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노동자의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항을 해석한 결론이 노동자의 자주성을 빼앗는 것이라면, 그 의도를 의심치 않을 수 없습니다. 해석이란 언제나 입장에 의해 달라집니다. 조합의 입장은 넥슨의 모든 노동자에 대한 권리 보호입니다. 조합 가입에 대한 결정은 오로지 개인의 선택이어야 하며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렇다면 회사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회사는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들 역시, 바라보는 방향은 다르지만 넥슨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넥슨이었기에, 노동자와 조합에 대한 존중도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실망스러웠습니다. 회사는 현재 노동조합의 창립 멤버들을 포함하여 조합원의 상당수를 강제로 가입 대상에서 제외하고자 합니다. 또한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하던 회사의 게시판 사용을 조합 활동 용도로는 불허하고, 평화로운 목적으로도 회사의 시설을 대여할 수 없으며, 모든 활동은 업무 외 시간을 사용하라고 합니다. 여기에 노동조합의 활동을 통제하고 화제성을 억제하기 위한 것 외에 어떠한 의도가 있습니까?

노동조합과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회사는 넥슨다운 노사관계를 만들어 가자고 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넥슨다움이란 자유로운 생각과 소통입니다. 우리가 이 회사를 넥슨답게 만들겠습니다. 우리 함께, 넥슨다운 넥슨을 만듭시다.